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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작품으로 극의 갈래 비교하기

by 깊은쌤 2024. 4. 3.

내신 및 모의고사에 출제된 민규동 감독의 작품이다.

극 갈래

 

극 갈래는 문학의 네 가지 주요 갈래 중 하나다. 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사건과 갈등을 직접 보여 주는 문학 양식으로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갈래이기도 하다. 이유는 기본적으로 공연성에 기반을 둔 극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형태로 접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몸 전체로 표현해야만 알고 느낄 수 있는 극의 가치를 그냥 앉아서 눈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서사와 극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극 갈래에는 희곡과 시나리오 그리고 드라마 대본 등이 포함되며 공연이나 상영을 전제로 하는 작품들이 주로 해당된다. 특징은 서술자의 개입 없이 현재형으로 사건을 전달하고 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인물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희곡의 구성 요소로는 해설과 대사 및 지시문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형상화한다. 

 

소설과 시나리오의 비교

 

소설 : <묻는 엄마도 대답하는 아버지도 점차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를 보지 않은 채 마음속에 빗장처럼 걸려 있던 말들을 하나씩 하나씩 뱉어냈다.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부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아버지의 고백이 이어지는 동안 엄마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엄마도 차마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할 만큼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있었다. "당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 기어이 엄마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시나리오 : <정철 -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인희 - 당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눈물이 주룩 흐르고)

소설은 객관적인 묘사(목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눈, 눈물이 흐른다 등)와 내면의 해석(마음속에 빗장처럼 걸려 있던 말,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있었다 등)을 교차하면서 대사를 문자로 제시하였다. 그에 비해 시나리오는 대사만을 집중적으로 쓰고 나머지는 배우의 연기에 의존하도록 하였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배우의 표정과 연기 및 대사 그리고 장면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2013년도 고3 7월 모의고사 43~45문항 기출내용 중 일부이다.

 

2013년 고3 7월 모의고사 기출 및 고등문학 지학사 및 창비 교과서에 수록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일부 장면으로 해당 내용을 통해 소설과 시나리오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소설에서는 대상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서술하는 방식인 말하기(telling)와 대상과 거리를 두고 서술하면서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는 보여주기(showing)라는 방식을 통해 서술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를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이야기 전달과 인물의 성격 표현에 큰 차이가 생긴다. 우선 말하기 방식을 사용할 때 시나리오는 인물의 내면적 상태나 성격을 서술자의 목소리로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그는 분노했다" 또는 "그녀는 슬퍼했다"와 같이 감정 상태를 명시적으로 나타낸다. 이 방식은 관객에게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지만 인물과의 감정적 연결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보여주기 방식은 인물의 행동 및 대화 및 반응을 통해 감정이나 성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예를 들어 인물이 화가 난 상황에서 손을 떨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분노를 보여준다. 이 방식은 관객이 인물의 감정을 추론하고 더 깊이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시나리오 작성에서는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말하기 방식은 이야기의 특정 부분에서 관객에게 중요한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며 보여주기 방식은 인물의 성격과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여 관객의 몰입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교과작품 짧게 보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가족 간의 사랑과 죽음을 앞둔 주인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그려낸 작품이다. 50대 가정주부인 인희는 월급 의사인 남편을 위해 헌신하고 중증 치매 환자인 시어머니와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왔다. 정신없이 살던 인희는 어느 날 오줌소태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이 자궁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술 이후에도 병세는 악화되기만 하고 그녀는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죽음을 준비한다. 그간 무심했던 남편에게 무덤을 남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인희는 남편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노희경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여의고 난 후 쓴 작품으로 당신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