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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세와 최인훈이 전해주는 비극적 희곡

by 깊은쌤 2024. 7. 3.

구포댁에게 바다는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의 공간이다.

 

늙은 어부 거친 파도에 맞서 싸우다

남해안 작은 섬에 사는 곰치는 끝없는 가난 속에서도 넉넉한 만선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억압적인 선주 임제순의 빚에 시달리며 험난한 바다에서 목숨을 건 노동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곰치는 고군분투하며 좌절과 희망을 반복합니다. 인간의 한계와 도전을 시험하듯 험난한 남해의 거친 파도는 곰치에게 끊임없는 위협과 시련을 안겨줍니다. 자연의 엄혹한 힘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지만 곰치는 포기하지 않고 이에 도전합니다. 결국 자연에 맞서는 싸움 속에서 곰치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줍니다. 곰치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선주 임제순은 부당한 사회 구조를 상징합니다. 빚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곰치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고통과 희생을 경험합니다. 이렇듯 곰치와 임제순의 갈등은 착취적인 사회 구조와 계급 간의 갈등으로서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바다는 아들들이 차례대로 목숨을 잃는 비극도 안겨줍니다. 심지어 딸 슬슬이까지 억압적인 현실 속에서 목숨을 잃자 곰치는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 속에서도 곰치는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섭니다. 곰치는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항해를 떠납니다. 험난한 항해 끝에 곰치는 목숨을 잃지만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을 통해 삶의 승리를 거둡니다. 곰치의 죽음은 억압적인 현실에 대한 항의이자 희망을 향한 메시지로 남습니다. 이 작품은 바다에 삶의 의미를 두고 살아가며 만선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한 어부의 집념과 그로 인한 비극적 삶을 다룬 희곡입니다. 작품의 제목인 만선은 우리 삶의 욕망이며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곰치는 이러한 욕망 성취를 위해 행동하고 의지를 발하는 실존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궁중의 암투에 밀려 대사를 따라 출가하던 공주는 잠시 쉬기 위해 들른 집이 온달의 집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고는 어린 시절 이야기의 주인공인 줄만 알았던 온달이 실재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이어 등장한 온달을 대면한 공주는 온달의 집에 머무르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온달은 공주가 지난밤 꿈속에 본 여인임을 알고 놀랍니다. 첫 대면으로부터 10년 후 온달은 신라와의 전쟁에 참전 중이고 공주는 지난 10년간을 회상하며 온달의 승전보를 기다립니다. 이어 온달의 혼령이 등장하여 자신이 아군에 의해 살해당했음을 밝히고 공주는 온달을 죽인 범인을 알고자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후 공주는 온달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궁을 떠나 온달의 집에 기거하게 되고 자신을 찾아온 대사로부터 온달과 자신이 처음 만나기 전 온달이 꾸었다는 꿈 이야기를 듣습니다. 인연의 신비함을 깨달은 것도 잠시 공주는 궁중에서 보낸 장교와 군사들의 손에 살해되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 작품은 잘 알려진 온달설화를 모티프 삼아 온달 장수보다는 권력 싸움으로 인해 궁에서 축출당한 평강 공주를 그 서사의 중심에 둔 희곡입니다. 영토를 넓히기 위해 용맹하게 싸우던 고구려의 장수 온달은 공주에게 혼령으로 찾아와 공주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얼마나 신비로운 것이었는지를 이야기하는 인물로 재설정되어 있습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온달과의 결혼을 감행했던 공주 역시 뒤늦게 둘의 인연이 지니는 절대성을 깨닫게 되지만 결국 이들의 사랑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희곡의 갈래

희곡은 크게 비극과 희극 그리고 멜로드라마와 소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갈래는 독특한 형식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작가는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주제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선 비극은 주인공이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희곡입니다.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를 가진 주인공이 치명적인 결함이나 오류로 인해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한계와 운명의 비극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슬픔과 공포 그리고 연민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관객에게 심오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셰익스피어의 햄릿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있습니다. 둘째 희극은 주인공이 유쾌하고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희곡입니다. 가벼운 분위기와 유머러스한 요소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고 관객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풍자하거나 비판하기도 합니다.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과 몰리에르의 타르튀프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하고 즐겁게 몰입하는 멜로드라마가 있습니다. 이는 감정을 자극하는 사건과 극적인 상황을 통해 감동을 주는 희곡입니다. 강렬한 감정 표현과 극적인 전개를 통해 관객의 감동을 유발합니다. 선과 악 그리고 사랑과 배신 및 운명과 자유 등의 대립적인 요소를 사용합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과 푸 ccini의 토스카 등이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극을 통해 일상적인 삶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장르가 있습니다. 이는 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춥니다. 따뜻한 공감과 유머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는 체홉의 벚꽃 동산과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소한 갈래를 알아둔다면 어떤 글의 형식이든 그에 걸맞게 이해하고 극 중 인물에 몰입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