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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칠과 응오가 만무방이 된 이야기 식민 사회의 농민만무방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사건의 대부분을 응칠이의 시선에 따라 서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는 응칠이가 사건과 인물에 대해 알고 있고 생각하는 만큼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독자는 도둑이 응오라는 것을 알고 응칠이와 비슷한 강도로 놀라게 됩니다. 만약 응오의 시선에 따라 서술이 이루어졌으면 벼 도둑이 미리 밝혀질 수밖에 없어 반전이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응칠이가 벼 도둑을 잡는 사건 속에 응칠이가 만무방이 된 사연과 응오가 벼를 베지 않는 이유 등의 과거 사건이 조금씩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은 벼 도둑 잡기 사건에 가려져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독자들은 소설의 결말을 확인한 후에야 사건의 조각을 맞추어 두 형제가 몰.. 2024. 7. 5.
천승세와 최인훈이 전해주는 비극적 희곡 늙은 어부 거친 파도에 맞서 싸우다남해안 작은 섬에 사는 곰치는 끝없는 가난 속에서도 넉넉한 만선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억압적인 선주 임제순의 빚에 시달리며 험난한 바다에서 목숨을 건 노동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곰치는 고군분투하며 좌절과 희망을 반복합니다. 인간의 한계와 도전을 시험하듯 험난한 남해의 거친 파도는 곰치에게 끊임없는 위협과 시련을 안겨줍니다. 자연의 엄혹한 힘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지만 곰치는 포기하지 않고 이에 도전합니다. 결국 자연에 맞서는 싸움 속에서 곰치는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줍니다. 곰치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선주 임제순은 부당한 사회 구조를 상징합니다. 빚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곰치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고통과 희생을 경험합.. 2024. 7. 3.
외딴 방을 향해 달려간 소녀 외딴 방에서 도망치다 자전적 소설열여섯의 나는 시골에서 벗어나 서울로 가기 위해 쇠스랑으로 자신의 발을 찍고 그 쇠스랑을 우물 속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외사촌 언니와 함께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온 나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에 다니며 큰오빠와 함께 가리봉동의 외딴 방에 기거하게 되었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고된 노동을 하고 가난과 절망에 시달렸던 나는 산업체 학교의 최홍이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작가가 되려는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하게 지냈던 희재 언니의 죽음을 통해 마음에 큰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작가가 된 나는 글쓰기 과정을 통해 묻어 두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 시절의 상처를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의 소설 외딴 방은 1994년 겨울부터 .. 2024. 7. 1.
이광수의 소설 무정에 나타난 추상적 계몽주의 무정에 관한 견해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로 평가받으며 국문학사적 의의를 갖기도 하는 이광수의 무정은 1917년 1월 1일부터 그해 6월 14일까지 총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되었습니다. 작품을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자유연애론 등에서 엿보이는 솔직성과 섬세한 묘사 그리고 작품에서 시도하고 있는 문체의 변혁 등이 이전 소설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육의 중요성과 자연 과학 수용의 필요성 등을 역설하는 지점에서 계몽주의 문학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 또한 받았습니다. 계몽사상은 본래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자아의식에 눈뜨고 봉건적인 전근대성에 반발하면서 출발했습니다. 이러한 계몽주의는 소설 무정에서 정혼이 아닌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관을 보여 준다거나 봉건적 윤리 의식을.. 2024.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