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1

작가가 밝히는 창작 의도와 깊은이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 굵은 줄거리1951년 1.4 후퇴 때 수지는 피란길에서 은 표주박을 수인에게 건넨다. 온통 관심이 표주박에 쏠린 수인의경황없는틈을 타 동생 수인의 손을 일부러 놓아 버린다. 수지는 오빠 수철과 함께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고 어엿한 중산층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고아원에서 오목이라는 이름의 가난한 여자가 자기의 친동생 수인임을 알게 된다. 동생을 버린 죄책감이나 혈육에 대한 반가움보다 자신이 친언니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지난날 자신의 죄가 드러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렇기에 이후 익명의 복지가로서 오목을 도와주기만 한다. 한편 오목이 수지의 옛 애인인 인재와 만나게 되자 수지는 질투심으로 그 둘을 헤어지게 만든다. 같은 고아원 출신인 보일러공 일.. 2024. 5. 6.
값싼 노동력의 조선인 일본과 멕시코로 팔려 가다 값싼 노동력 조선인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고베 전철 건설을 위해 일본 전철업자들은 값싼 노동력인 조선인 1천5백 명을 뽑아 오기로 하고 경상도 지역에 모집책들을 보냈다. 도청과 군청 등의 협조를 받아 일본에 가면 일본인과 똑같은 임금을 주는 등 고급 대우를 해주겠다 라는 말로 가난에 시달리던 농민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일단 일본으로 건너가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공사 인원보다 2배에서 3배 많은 조선인들을 데려와 이중 일부만 쓰는 수법으로 노동자들의 목줄을 졸랐고 임금 역시 일본인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급했다. 그마저도 툭하면 떼어먹기 일쑤였다. 밀린 임금을 달라는 요구조차 못 하고 싸늘한 시체로 버리는 일 또한 흔했다. 1995년 8월 19일 자 경향신문 기사다. 이에 따르면 일제 .. 2024. 5. 4.
운명에 순응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 소설 역마 운명에 대한 순응과 극복경상도와 전라도의 접경 지대에 화개 장터가 있다. 그곳에서 주막을 운영하던 옥화의 어머니는 젊은 남사당의 진양조 가락에 반해 옥화를 낳는다. 옥화 또한 떠돌이 중을 만나 성기를 낳았는데 성기의 할머니는 성기에게 붙었다는 역마살을 떼고자 그를 절로 보낸다. 옥화는 그러고도 다 못 푼 살을 풀게 하고자 성기가 장날이면 절에서 내려와 책 장사를 하게 한다. 하루는 체 장수 영감이 옥화가 운영하는 화개 장터의 주막에 계연이라는 소녀를 데려와 그녀를 옥화에게 잠시 맡기고 장사를 하러 떠난다. 책 장사를 하러 내려온 성기는 계연을 만나 은근한 호감을 느끼고 둘의 관계는 서서히 깊어져 간다. 옥화는 계연을 가까이 두어 장차 둘을 결혼시킨 후 성기가 역마살을 온전히 극복하여 정착할 수 있게 하려.. 2024. 5. 2.
사평역에서 사평역으로 가다 사평역에서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몇은 감기에 쿨럭이고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모두들 알고 있었다.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그래 지금은 모두들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자정 넘으면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그리웠던 순간들을 호.. 2024.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