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1

미지근한 편의점 캔커피를 뜨겁게 갈망할 때 현대인의 삶 풍자새해 첫 출근 날 눈이 너무 많이 쌓인 것을 발견하고 남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출근에 대한 상사의 압박과 불안감을 느끼며 결국 출근길에 오른다. 회사를 향해 나아가며 쌓인 눈을 치우다 남자는 배고픔을 느끼고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는다. 남자는 계속 눈을 파헤치고 그러던 중 휴대전화 벨소리를 듣게 된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삽질을 하다 누군가를 발견한다. 그는 다름 아닌 같은 직장 유 대리다. 이를 알고 놀란 남자는 그 옆에서 서서히 잠이 든다. 작품은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을 설정하여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우리는 흔히 눈이 내린 풍경을 환상적이거나 순수한 이미지로 생각하는데 작품에서의 눈은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주인.. 2024. 6. 4.
준비되지 않았거나 쓸모가 있지 않거나 레디메이드인생풍자 소설은 사회 악습과 폐단의 부정적인 면을 폭로하여 고발하는 소설을 일컫는다. 이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익살맞은 조소나 해학적인 웃음을 통한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채만식은 우리 민족의 현실에 관심을 두고 각 계급과 계층 그리고 집단이나 개인의 생활 방식을 소재로 당대 부조리한 현실을 형상화하여 비판하였다. 특히 레디메이드 인생은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다양한 태도로 풍자하였다. 예를 들어 P가 구직을 위해 찾아간 신문사 사장과의 대화에서는 1930년대 농촌 계몽 운동의 본질을 드러내고 술집 여자와의 만남에서는 돈을 위해서라면 정조도 쉽게 생각하는 현실 등을 여지없이 풍자하였다. 이처럼 레디메이드 인생은 사회의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193.. 2024. 5. 28.
살아 있으나 살아 있지 않은 반민족 행위자 이중생 이중생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의 주인공은 이중생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업가이다. 이중생은 일제 강점기에 큰 재산을 모은 부자다. 그는 친일파로서 외아들 하식을 일본군 지원병으로 자진하여 보내는 등 일본의 식민 지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광복이 된 후 친일파였음에도 이중생은 처벌받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권력자들과 손을 잡으며 더 큰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이중생도 결국 운이 다하여 사기와 배임 그리고 횡령 혐의로 경찰서에 끌려가기에 이른다. 재산을 모두 잃을 위기에 몰리자 이중생은 자신을 돕는 사람 중 하나인 최 변호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 재산을 사위인 송달지에게 상속한다는 유서를 만든 뒤 거짓 자살극을 벌인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잊을 때쯤 세상에 나와 송달지의 이름으로 살면 법적 처벌.. 2024. 5. 26.
현대인의 단면을 보여준 원고지와 북어 대가리 희곡 원고지의 다양한 특성1960년대 이근삼의 등장은 비교적 고루하고 무거웠던 극장 무대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정통 리얼리즘 극을 고수하고 있던 기존 작가들의 사실 집착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서사적 수법과 우화적 수법 그리고 표현주의적 수법과 더불어 극적인 아이러니의 수법 등 다양한 형식을 참신하게 보여 주었다. 또한 과거의 희극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전통적 희극 형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양식적 실험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작품 원고지는 1960년 1월 에 발표한 국내 데뷔작으로 끊임없이 원고를 번역해야 생계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대학교수가 극의 주인공이다. 그의 가족 그리고 교수에게 번역 원고를 독촉하는 감독관의 모습을 통해 방향 감각과 도덕적 판단을 상실한 채 일상에 매몰.. 2024. 5. 24.